이슬람 ‘하왈라’와 암호화폐의 결합…자금세탁 규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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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가 암호화폐와 결합하면 불법 활동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 셔터스톡]비공식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가 암호화폐와 결합하면 불법 활동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생태계에 하왈라(Hawala) 시스템에 대한 법적 및 규제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왈라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입출금이 가능한 이슬람 전통의 비공식 송금 시스템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금융 네트워크다.

무엇보다 하왈라는 일반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송금 수수료가 싸고 보안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감시 없이 운영되는 특성상 주로 아랍권 국제 테러조직의 자금 조달이나 세탁 등 불법 활동에 이용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왈라는 은행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서 송금을 위한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으로서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4년 중저소득 국가로의 글로벌 송금액은 785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하왈라와 같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하왈라가 유일한 저렴한 송금 수단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은행은 고객알기제도(KYC), 의심스러운 활동 보고서(SAR)와 같은 엄격한 자금 세탁 방지 조치를 따라야 한다. 이러한 규칙은 은행이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 내역을 감독해 당국에 의심스러운 내용을 보고하도록 강제한다.

[사진: 셔터스톡][사진: 셔터스톡]

반면 하왈라는 기록, 영수증, 감독 활동 등이 전혀 없다.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UNODC)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8000억달러에서 2조달러가 세탁되며, 하왈라와 같은 비공식 시스템이 이 과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런데 이러한 하왈라 시스템이 암호화폐에 접목되며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비트코인(BTC)과 같은 디지털 자산은 빠르고 저렴한 거래가 가능하지만, 익명성과 탈중앙화 구조로 인해 불법 자금 활동을 추적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한 다크웹 기반 암호화폐 하왈라 네트워크가 2000만달러 이상을 세탁한 것으로 나타나 법 집행 당국이 적극 개입한 사례도 있다.

이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를 포함한 각국 규제 기관도 대응 강화에 나서고 있다. FATF는 지난 2019년 자상자산사업자(VASP)에 '여행 규칙'(Travel Rule)을 도입해 약 1000달러 이상의 송금에 대한 거래 세부 정부를 공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미국의 은행보안법(BSA)과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MiCA)도 암호화폐 기반 하왈라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왈라와 암호화폐를 결합한 남용 사례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 시장의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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