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인플레 헤지 수단 맞나?…국가별로 효과 천차만별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BTC)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효과는 국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인플레이션은 주로 신흥 시장에서 대두되는 문제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됐다. 투자자들은 급등하는 비용에 대응해 부를 보존하는 방법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전통적인 금과 부동산 외에 비트코인을 대안 자산으로 고려하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공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법정화폐의 무제한 발행과 달리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디지털 금'으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엘살바도를 비롯한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채택하며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업과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 전인 2020년대 초 이후 S&P 500과 금 선물을 능가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은 약화되고있다.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60% 이상의 폭락한 반면, 금 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지난 12개월 동안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투자 심리와 시장 유동성 조건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즉,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높을 때는 비트코인이 상승하지만, 시장이 불안할 때는 주식과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암호화폐 수익률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변화 간의 상관관계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사진: 셔터스톡]

한편,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는 아르헨티나와 터키와 같은 신흥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조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민의 87%가 암호화폐가 금융 독립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74%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과 높은 거래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답했다.

또한 터키에서는 자국 화폐 리라(TRY)의 구매력이 2021~2023년 60% 이상 감소하며, 최고 85.5%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많은 터키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터키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매체는 "일부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장기적인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며, 소비자 인플레이션을 능가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기술주와 같은 위험 자산과의 반복적인 상관관계와 높은 변동성은 순수한 인플레이션 헤지로서의 성과가 혼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현지 통화 가치가 붕괴된 일부 신흥국에서는 전통적인 법정화폐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인포진 텔레그램 뉴스채널 구독하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