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시장에 개인들의 참여가 늘면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까.[사진: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 비트코인(BTC) 채굴 시장이 대형 기업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 채굴자들의 참여가 증가할 경우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 클린스파크(CleanSpark),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과 같은 대규모 산업 운영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약 수백만 명의 개인 채굴자가 가정 채굴을 시작한다면 어떨까?
이 가상 시나리오는 비트액스 감마 601(Bitaxe Gamma 601), 퓨처비트 아폴로(FutureBit Apollo), i폴로 v1 미니 BTC(iPollo v1 Mini BTC), 앤트마이너 S9 SE 등과 같은 고효율의 소형 ASIC 장비들의 등장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장비들은 1.2~17테라해시(T/s)의 채굴 성능을 제공하며, 개인 채굴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일부 개인 비트코인 채굴자가 단독으로 블록을 채굴한 사례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든 비트코인 보유자(약 6700만명)가 가장 낮은 사양의 채굴기를 운용할 경우,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80.4엑사해시(EH/s)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유럽(3100만 명), 일본(370만 명), 한국(1560만 명), 호주(500만 명)을 포함한 주요 산업국을 모두 포함한다면 전체 해시레이트는 146.76EH/s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는 지난달 30일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 해시레이트(835.04EH/s)의 17.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변화가 실현된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보안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또한 탈중앙화가 심화되면서 정부의 규제 및 검열 시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며, 대기업 채굴자들의 시장 독점도 막을 수 있다.
중국 국적의 대학생이 8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 채굴장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 셔터스톡]
하지만 대규모 개인 채굴이 현실로 이어지기까지는 몇 가지 장애물이 따른다.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다. 저렴한 비트액스 감마와 같은 고효율 소형 채굴기도 초기 투자금이 180~220달러(약 26~32만원) 수준으로, 재정적 부담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또 전기료 부담도 만만치 않은데, 지역별로 다른 전기 요금에 따라 일부 채굴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아울러 채굴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 채굴자가 블록 보상을 받을 확률이 낮을 수도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이미 복권 시장이다. 수백만 명의 새로운 채굴자가 참여하면 개인 채굴 보상은 더욱 드물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대규모 채굴 풀에 의존하게 되면서 다시 중앙 집중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공급망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고효율의 ASIC 채굴기 핵심 칩을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TSMC와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형 채굴 기업인 비트메인과 마이크로BT 등에 대량 주문 우선권이 주어지고 있다. 공급망이 분산되지 않는 한 가정용 채굴기의 대량 보급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내 ASIC 생산이 증가해 개인 채굴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ASIC 채굴기를 원한다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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