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이(Ran Yi) 오덜리 CEO가 5월 27일 인포진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인포진]
[인포진 손슬기 기자] "온체인에서 중앙화거래소(CEX)수준 거래경험을 제공하겠다."
블록체인 유동성 인프라 프로젝트 오덜리(Orderly)의 란이(Ran Yi) 공동창업자 겸 CEO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사용성 문제를 해결해 중앙화금융 수준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체인 추상화(chain abstraction)를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체인 추상화를 통해 사용자들은거래에만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체인 추상화 기술은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고 체인들 간 상호운용성을 달구현할 수 있다는 이유로유망 기술로 관심을 받아왔다.
상호 운용성과 관련해 이전에 이뤄진 시도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연결을 통해 사용자가 체인 간 유동성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성 중심 접근 방식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보다 많은 파편화와 대규모 해킹도 초래했다. 체인 추상화는 블록체인에서 기술적인 측면을 추상화해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덜리는 체인 추상화 기술을 탈중앙된 암호화폐 거래에 최적화시킨 케이스다. 좀더 기술적으로 풀면크로스 체인 프로토콜인 레이어 제로와 자체 기술로 브리지를 구축하고 단일오더북에 유동성을 통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란이 대표는 "이용자들은 브릿지(bridging)에 대해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많은 수수료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중앙화거래소처럼 가스비도 없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덜리는 여러 체인들에걸쳐 통합된 유동성을 제공한다. 현재 13~14개체인들을 지원하는데,체인들 모두 동일한 오더북을 공윺하기 때문에,유동성이 분산되는 유니스왑, 아비트럼, 베이스 등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덜리체인도있지만,사용자들은이를 느끼지 못한다. 알 필요 없이 그저 입출금과 거래에만 신경쓰면 된다. 이게 체인 추상화"라며 이용자는 중앙화 거래소에서 입출금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입출금시 체인을 선택하는 순간에만 체인을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디파이, 궁극적으론 누구나 체인 연결 가능해야…옴니볼트로 기관·이용자 상호 필요 충족
원활한 디파이 거래의 필수 요소인 유동성 공급 역시 오덜리가 집중한 분야다.
란이 CEO는 "우리는 디파이에서 가장 큰 유동성 풀을 갖는 것이 목표다. 어떤 목적이든 어떤 체인이든 연결할 수 있는 유동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무허가 상장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옴니)볼트와 같은 기능을 둔 것도 유동성 풀이 필요한 누구나 연결하고 싶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거래소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자면 나스닥도 좋은 유동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성 풀 확대 일환으로 오덜리는 올해 4월 옴니체인을 활용한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옴니볼트'(omnivault)를 출시했다. 기존의 오더($ORDER) 스테이킹이 오더 토큰으로 이용자가 직접 디파이를 진행하고 60%의 금융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이었다면,옴니볼트는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면 암호화폐 기관 투자자격인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MM)가 이를 운용해 수익금 전체를 이용자에게 준다. 마켓메이커들은 오덜리 생태계에 기여한 대가로 별도의 오더를 보상으로 받는 시스템이다.
란이 대표는 "옴니볼트는 디파이 생태계 3자의 필요를 충족한다"며 "먼저 체인 유동성은 많을수록 좋다. 둘째 마켓메이커들이 시장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자본을 공급한다. 수익을 원하는 일반 이용자들 필요도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들은 (온체인상에서) 거래를 보고 포지션을 확인하고 운용 상황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온체인 상에서 검증이 가능하고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기존 운용과는 다르다"고 했다.
오덜리에 따르면옴니볼트의 총 예치자산(TVR)은 현재 400만달러(약 55억원)로, 변동 수익률은 20% 수준이다. 운용은 대만계 암호화폐 투자사이자 대형 마켓메이커인 크로노스리서치(Kronos Research)가 맡는다. 해킹 등 기술적인 위험성은 존재하나 자금운용 자체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하에 있단 입장이다.
란이 대표는 "(옴니)볼트가 해킹당하거나 트레이더가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은 존재한다. (자본시장의) 자산 관리와 비슷한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로노스리서치는 우리의 자매회사로, 리스크 관리 또한 매우 엄격하게 진행 중이다. 이들은 암호화폐 분야 최고의 고빈도매매(HFTS) 회사 중 하나다. 현재까지 연간 손실 이력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험도와 자산 종류를 확대한 추가 옴니볼트 도입 계획도 밝혔다.
그는 "향후 볼트에 다양한 전략을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엔 이미 오덜리에서 거래 중인 상위 마켓메이커들의 낮은 리스크 전략을 포함할 예정이다. 낮은 리스크와 낮은 수익률, 높은 리스크와 높은 수익률 등 다양한 전략을 제공하려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솔라나 등 다양한 자산의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 자산 관리나 카피트레이딩과 비슷하지만 온체인상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다.
오덜리 네트워크는 UX가 개선되면 디파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란이 CEO는 "결국 블록체인이 모든 금융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중앙화거래소가 이용자경험(UX)을 강화하기 위해 디파이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자산, 이자수익같은 기회가 점점 더 온체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앙화금융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디파이에통합될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디파이 프로토콜UX는 빠르게개선되고 있다. Abyss와 같은 법정화폐온램프(fiat on-ramp·법정화폐-암호화폐 교환)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암호화폐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 상황 변화에 따른 기관들과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법인 투자가 활성화하면 위험분산(헷지·hedge)을 위한디파이 선물투자에 대한 필요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란이 대표는 "디파이 거래 의사가 있는 기관들과 적극 협력하고 싶다. 몇몇 거래소와는 디파이 사업을 논의 중"이라며 "중앙화금융은 디파이 UX를 제품에 통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익률, 상품에 따른 고객 유입 측면에서)경쟁 우위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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