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1 [사진: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트위터]
[인포진 홍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이 설립한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출시한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1이 초기 기대와 달리 유입이 저조하고 유기적 수요가 거의 없는 등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USD1은 팬케이크스왑(PancakeSwap)과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일부 거래됐지만, 대중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거래소로의 확장은 실패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기업 카이코(Kaiko) 분석가 애덤 모건 맥카시(Adam Morgan McCarthy)는 "USD1은 여전히 좁은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다"라고 지적했다.
카이코에 따르면, USD1은 지난 5월 22일 바이낸스에 상장된 후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에 구축된 팬케이크스왑에서 일일 평균 온체인 거래량이 1400만달러를 돌파하며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바이낸스 자체 거래량은 800만달러에 그쳤다.
또한 카이코는 USD1의 유동성 절반 이상이 단 3개의 지갑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실제 수요가 어디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맥카시는 "이들은 시장을 만드는 지갑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USD1과 WLFI 팀에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유기적인 거래량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패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달러 패권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며 "USD1은 가족뿐만 아니라 미국 통화 정책을 위한 전략적 자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리플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이 일평균 5000만달러 거래량을 기록한 반면, USD1은 여전히 제한적인 거래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카이코 분석가들은 USD1이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초기 견인력을 창출하는 기관 파트너나 거래 수수료 할인 등 프로모션 인센티브 없이 출시된 점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WLFI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자체 토큰 WLFI 역시 출시 초기에는 미미한 성과를 보였지만, 두 차례의 토큰 판매를 통해 총 5억5000만달러 이상을 모금한 바 있다. WLFI는 암호화폐 은행 플랫폼을 표방하며, 트럼프 가족이 순수익의 75%를 가져갈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USD1은 지난달 아부다비 소재 MGX의 바이낸스 20억달러 투자 결제 수단으로 선정됐음에도불구하고 거래소에서 의미 있는 거래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트럼프 코인($TRUMP) 토큰 보유자와의 만찬을 진행하며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이를 '부패의 향연'이라고 비판하며,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인카디지털(Inca Digital)에 따르면, $TRUMP 코인의 52억달러 규모의 실현 이익이 상위 지갑에 집중되면서 59만명 이상이 39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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