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 가처분 기각…”4일간 공시 지연, 해킹 원인 불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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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위믹스타워 [사진: 이호정 기자]경기도 성남시 위믹스타워 [사진: 이호정 기자]

[인포진 이호정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30일 위믹스(WEMIX)의 국내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위믹스가 해킹 사실을 4일간 공시하지 않았고 해킹 원인을 명확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법원 "해킹 인지 후 4일간 공시 안 해…원인 소명도 부족"

법원은 판결문에서 위믹스의 불성실 공시를 명확히 인정했다. 재판부는 "위믹스는 2025년 2월 28일 14시경 해킹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 곧바로 해외 거래소에는 알렸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었음에도 국내 거래소들과 이용자들에게는 해킹사고 사실을 공시하지 않다가 4일이 지난 3월 4일 2시경에서야 공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위믹스가 위믹스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우려해 국내 거래소들과 이용자들에게는 위 사실을 공시하거나 통지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위믹스 측이 "추가적인 피해방지를 위해 신속한 대응조치를 한 후 공시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소명하는 사정들을 살펴보더라도 해킹사고 사실의 공시가 4일이나 늦어진 이유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킹 원인 규명 부분에서도 법원은 위믹스 측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믹스는 위믹스 코인의 시스템에 대한 최초 침투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는 불충분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해 공격자의 접속 기록이 일부 누락됐고 사전 공격행위의 탐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위믹스는 해킹사고의 원인에 대한 가정적인 시나리오만을 제시했을 뿐, 끝내 해킹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해킹 사고는 지난 2월 28일 오전 9시 53분경부터 약 3시간 30분 동안 이뤄졌다. 위믹스 메인넷 상의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서 총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공격자에 의해 탈취됐다. 탈취된 코인의 90% 이상은 같은 날 밤 12시까지 6개 해외 거래소로 입금돼 대부분 매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본안에서의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고, 거래지원 종료결정 당시까지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 국내 거래소들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위믹스 "안타깝지만 판단 존중"…출금 종료 대비 단기 계획 마련

위믹스 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처분 신청 결과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위믹스 팀은 "어떠한 외부 요인도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과 성장에 대한 위믹스 팀의 의지를 훼손할 수 없다"며 "예정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여 위믹스 기반의 다양한 게임과 서비스들을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제시하며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6월 2일 거래지원 종료 그리고 7월 2일 출금지원 종료라는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계획들부터 안내하겠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위믹스 팀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현 상황을 수습하고 생태계의 빠른 안정과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도 이와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위믹스는 예정대로 6월 2일 오후 3시부터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된다.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되는 것은 2022년 유통량 관리 문제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상장폐지 결정을 둘러싼 첫 본격 법적 다툼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기존 판례처럼 거래소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론났다. 향후 유사 사례에서도 거래소들의 상장폐지 결정이 법적으로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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