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 성향은 뚜렷하게 나뉜다. [사진: 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2025년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 성향이 뚜렷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주요 자산에 집중하는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알트코인과 밈코인으로 몰리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 회사 윈터뮤트(Wintermute)는 올해 상반기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 전략을 비교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메이저 코인인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상장지수펀드(ETF) 유입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투자 비중을 46%에서 37%로 낮추며 보다 투기적인 형태의 신규 토큰으로 자본을 이동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밈코인과 알트코인 등 중소형 코인에 주로 몰리며 주요 자산의 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밈코인에 대한 투자 활동이 더욱 세분화되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해당 기간 밈코인 시장에선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와 같은 기존 토큰들이 봉크(BONK), 도그위프햇(WIF), 팝캣(POPCAT)과 같은 틈새 토큰에 밀려 입지가 약화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어 윈터뮤트는 오는 10월 예정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도지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가 하반기 밈코인 수요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밈코인 로고 [사진: 셔터스톡]
윈터뮤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에브게니 가예보이(Evgeny Gaevoy)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다른 투자 양상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보다 성숙하고 정교하며 전문화된 암호화폐 시장을 경험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더 이상 지배적인 투자 추세를 쫓지 않는다"라며 "기관은 암호화폐를 거시적 자산으로 취급하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계속해서 혁신에 매료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관이 헤지(위험 회피) 및 수익 창출을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함에 따라 장외거래(OTC) 옵션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12% 급증했다. 차액결제거래(CFD)의 종류도 두 배로 늘어나 유동성이 낮은 토큰에 대한 자본 효율적인 접근도 가능해졌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액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의미한다.
윈터뮤트는 자사 OTC 데스크의 현물 거래량이 중앙화 거래소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히며, 이는 기존 금융권에서 선호하는 보다 신중하고 규모가 큰 거래로의 전환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전통 금융(TradFi, 트레드파이) 회사들의 OTC 거래량이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다. 윈터뮤트는 이러한 성장이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와 유럽연합(EU)의 암호화폐 시장 규제법안(MiCA) 시행과 같은 규제 발전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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