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양자컴퓨팅 앞에 무너지나…전직 해커의 ‘시장 붕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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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해커가 비트코인 시스템의 붕괴를 경고한다 [사진: Reve AI]전직 해커가 비트코인 시스템의 붕괴를 경고한다 [사진: Reve AI]

[인포진 이윤서 기자]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 앞에서 비트코인의 암호화 방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전직 해커이자 사이버 보안 기업 나오리스 프로토콜(Naoris Protocol)의 데이비드 카르발류(David Carvalho) 최고경영자(CEO)가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의 암호화 방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해커들이 비트코인 거래를 미리 확보해 두고, 미래의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이를 해독할 날을 기다리는 '선수집-후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의 신빙성에는 카르발류 CEO의 배경이 있다. 카르발류 CEO는 13세에 해킹을 시작해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와 포춘 500대 기업의 자문을 맡았던 인물로, 그는 채굴 프로세스와 거래 무결성을 보호하는 SHA-256과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으로 보호되는 비트코인 시스템이 양자컴퓨팅 앞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양자컴퓨팅의 위협이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의 보안을 무너뜨릴 가능성은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전체 비트코인의 약 25~30%, 즉 약 600만~700만개가 가 공개키(P2PK, Pay-to-Public-Key) 또는 재사용된 P2PK 해시 형식으로 저장돼 있으며, 이들은 양자 공격이 가능해지는 즉시 취약해진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국가안보국(NSA)도 양자 내성 암호학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으며, 2030~2035년까지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카르발류 CEO는 전환까지 남은 시간이 이미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덧붙여 양자 공격이 단순한 해킹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스템의 조용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와 양자컴퓨팅이 결합하면 서명 위조, 자금 이체, 거래 변조가 가능해지며, 기존 보안 시스템으로는 이를 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과 양자컴퓨터 [사진: Reve AI]비트코인과 양자컴퓨터 [사진: Reve AI]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양자 마케팅 전략'이라며 일축하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들이 자체 암호화를 해독할 수 있는 기기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비트코인은 얼마든지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양자 내성 보안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 지갑을 해킹하는 시점이 10년 이상 남았다고 보지만, 대비책이 없다면 '조용한 붕괴'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보안 관련자들이 곧장 디지털 자산 보호를 위해 협력한다면 포스트 양자 암호로의 전환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친다면 카르발류 CEO가 우려하는 '조용한 붕괴'가 실제로 다가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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