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자료사진.
[InfoZzin]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법정 다툼이 마침내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2월 시작된 소송은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을 드리우며 4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양측이 항소를 철회하며 ‘합의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리플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회복됐다.
현지 시간 8일 공개된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 문서에 따르면, SEC(원고)와 리플랩스(피고),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 크리스 라센 공동창업자는 사건번호 24-2648(L) 및 24-2705(XAP)와 관련해 ‘공동 항소 취하(Joint Stipulation of Dismissal)’를 제출했다.
이는 항소법원 절차를 공식 종료하겠다는 의미로, 각자 소송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에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은 2020년 12월 SEC가 리플을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심에서 일부는 리플의 손을, 일부는 SEC의 손을 들어주며 양측 모두 항소에 돌입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항소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리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8일 오후 기준 리플은 4,553원(-0.33%)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장 초반 대비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며 단기 급등세를 형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항소 철회가 단기적으로는 리플의 시세 회복, 장기적으로는 기업 파트너십과 결제 네트워크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미국 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SEC와의 장기 소송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리플의 사례가 ‘규제와의 타협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별 기업 소송의 종결이 아닌,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그동안 SEC는 리플뿐 아니라 여러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증권성’을 근거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장기 법정 다툼이 반드시 SEC의 승리로 끝나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겼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합의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더리움 ETF 상장 등 미국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움직임과 맞물리며, 규제 완화 기류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SEC가 전체 정책 기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으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강경 대응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일부는 이번 사건을 ‘리플의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 가상자산 규제 환경 변화’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첫째, 리플은 4년간의 소송 리스크에서 벗어나 글로벌 결제·송금 시장 확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둘째, 미국 내 다른 가상자산 기업들도 이번 사례를 참고해 SEC와의 협상 전략을 새로 짤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규제 완화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될 경우 단기 시세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투자 판단 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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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기자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