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모습 [사진: CFPB 홈페이지]
[인포진 홍진주 기자]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고위 관리가 최근 사임하며, 암호화폐 보유자를 포함한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별다른 보호 조치 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카라 피터슨(Cara Petersen)CFPB 집행국장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서한을 남기며 사임했다. 그는 특히 정부효율부(DOGE)가 추진한 무분별한 예산 삭감을 문제 삼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 보호 기능이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의원들과 백악관은 CFPB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실제로는 기관의 영향력을 축소해 규제를 느슨하게 만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역시 CFPB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CFPB를 위헌적이라고 공개 비판했으며, 타일러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창업자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CFPB 약화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사용자들이 거래소의 계좌가 동결되거나 지원 부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명확한 대응 기관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산업이 소비자 보호 기관의 축소를 환영하면서도, 정작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만다 피셔 전 SEC 비서실장은 "CFPB가 사실상 기능을 멈춘 상황에서, 암호화폐 기업들이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전미소비자법센터(National Consumer Law Center)의 부소장인 로렌 손더스(Lauren Saunders)도 "신용카드사, 은행, 대출업체들이 법을 위반해도 소비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CFPB 축소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전국재무부피용자노조(NTEU)는 CFPB 직원 1000명을 대표해 정부효율부의 조치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법원에서 이를 지지하는 판결이 나왔다. 이들은 정부효율부가 의회 승인 없이 수십억 달러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앴다며, 관련 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CFPB에 대한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앞서 공화당 소속 바이런 도널드스(Byron Donalds) 하원의원은 지난 6월 2일 CFPB를 불량 기관(rogue agency)이라고 비판했으며, 댄 뮤저(Dan Meuser)하원의원 역시 소비자은행협회(CBA) 회원들과 만나 CFPB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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