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진영이 암호화폐의 정치 및 경제적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 암호화폐가 미국 보수층의 정치 도구를 자리잡았다. 정치 캠페인에서는 이미 암호화폐가 핵심 기부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 이를 적극 활용해 입법이나 규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관련해 2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오늘날 암호화폐가 정치적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자, 핵심적인 자금 조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보수 성향의 정치인과 행동위원회(PAC)들이 암호화폐를 정치자금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픈시크릿(OpenSecrets)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중간 선거에서는 친(親)암호화폐 성향의 PAC들과 기부자들이 14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퓨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공화당 성향 남성의 25%가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민주당 지지 성향 남성(16%)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진보세력은 여전히 암호화폐에 무관심한 상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과장된 홍보, 리스크 회피, 그리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내부적인 불신이 이유로 거론된다. 시스템 개혁과 공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한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은 수익을 중시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회의적이다.
암호화폐 시장 참여에 소극적인 진보 진영의 참여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Reve AI]
하지만 이는 새로운 기술 도입 초기에 보였던 반응과 유사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초기 웹 시대에는 노동조합이 디지털 전환을 꺼렸고, 환경운동가들은 서버 팜의 에너지 소모를 지적했다. MIT의 시난 아랄(Sinan Aral)은 "초기 채택자가 시스템 행동을 결정한다"고 말하며, 기술 흐름의 주도권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분석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은 암호화폐 초기 채택자가 보수 진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진보주의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제기하는 문제들도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암호화폐가 사기, 탈세에 연루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를 유발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오히려 진보적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솔라나(SOL)는 비트코인(BTC)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적고, 깃코인(Gitcoin)은 지금까지 5000만달러 이상을 디지털 공공재에 투자했다. 또한 디스코(DisCo) 같은 프로젝트는 협업과 공동 책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탐구 중이다.
때문에 진보 진영의 역할이 비판을 넘어 참여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몇몇 민주당 의원은 암호화폐에 대해 신중하지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와이오밍주는 분산자율조직(DAO) 인정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매체는 "블록체인은 단순한 금융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진보진영이 지금처럼 방관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는 보수적인 가치에 의해 지배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비판을 넘어 직접 개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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