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 [사진: 셔터스톡]
[인포진 홍진주 기자]구글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RSA 암호 해독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대폭 줄이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구글 양자 연구원 크레이드 기드니는 "과거 연구에서 2018비트 RSA 키를 해독하는 데 2000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100만 개 미만으로 줄여 일주일 이내 해독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19년 동일 팀이 제시한 2000만 큐비트 필요 조건을 20배나 절감한 결과로, 알고리즘 개선과 오류 수정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케 했다.
연구팀은 알고리즘 측면에서 근사 나머지 연산을 도입해 암호화에서 중요한 모듈러 지수 계산 속도를 두 배 빨리 수행할 수 있도록 했고, 오류 수정 분야에서는 로직 큐비트 공간의 밀도를 세 배 증가시키고, '매직 상태 배양'이라는 기술을 도입해 복잡한 양자 연산의 효율성을 높였다.
현재 가장 강력한 양자 컴퓨터인 IBM의 '콘도르'(1121큐비트)나 구글의 '시카모어'(53큐비트) 등은 비트코인 해독에 필요한 수백만 큐비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실용적인 암호 해독에는 아직 한참 부족한 수준이지만, 구글의 이번 연구 결과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 양자 위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구글이 양자 컴퓨터로 비트코인 암호 해독이 기존 대비 20배 쉬워진다고 경고했다. [사진: 셔터스톡]
비트코인은 RSA와 유사한 수학적 원리에 기반한 타원곡선 암호에 의존하고 있으며, 양자 컴퓨터가 RSA를 해독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 보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의 256비트 암호는 RSA보다 강력하지만, 양자컴퓨터의 기하급수적 발전을 감안하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것. 단기적으로는 큰 위험이 없지만,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이러한 양자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블랙록은 최근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제출 서류에 양자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보안 위협 요소로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문서에는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암호를 해독해 악의적 공격자가 지갑을 침해하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내용의 경고성 문구가 포함됐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도 지난해 양자 내성 암호(PQC) 표준을 제정하고, 2030년 이후 취약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폐기, 2035년 이후 사용 금지를 권장하고 있다.실제로 지난 4월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비해 오래된 주소에서 안전한 지갑으로 강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논의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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