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 권도형 대표 링크드인]
[인포진 홍진주 기자]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권도형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형사 기소된 가운데, 의회에서 추진 중인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그의 사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현지 탐사보도 매체 이너시티프레스(Inner City Press)에 따르면 권도형 측 변호인단과 미국 연방검찰은 최근 뉴욕 남부지방법원 폴 엥겔마이어 판사 주재로 진행된 재판 준비 회의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도형 측 데이비드 패튼 변호사는 이날 협의에서 권도형이 받는 증권 사기 혐의와 관련,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와 루나가 증권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재판 전 요청서(motion)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피고인 측이 준비 중인 요청서가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지니어스)과얼마나 관련성을 가지는가"라고 질의했고, 패튼 변호사는 "현재 검토하는 중이다.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니어스 법안은 미국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적 혁신 확립법(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으로, 지난 6월 17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이 최종 승인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서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다루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라이선스 취득 의무, 100% 준비금 확보, 외부 감사, 해외 발행자 규제 등의 강화된 요건을 포함한다. 특히 테라USD(UST)와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정의와 적용 기준이 포함돼 있어,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권도형이 직면한 증권사기 관련 혐의의 법적 해석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테라USD는 2022년 5월 1달러 고정 가치에서 이탈하며 테라 생태계 붕괴를 촉발했고, 이후 한국과 미국 당국은 권도형을 포함한 테라폼랩스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 기소를 진행했다. 이어 2023년 권도형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후,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송환돼 증권 및 상품 사기, 시장 조작, 자금세탁 등 9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 없이 수감 중이며, 형사 재판은 오는 2026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1월 배심원단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에게 투자자 사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이에 따라 엥겔마이어 판사는 민사 소송의 판결이 권도형의 형사 소송에 구속력을 갖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편 미국에서는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니어스 법안과 함께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STABLE(더 나은 경제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투명성 및 책임성) 법안도 하원에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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